77세 늦깍이 동국대 석사신입생 승묘스님

신정원 2011. 8. 2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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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언제 무엇을 하든 그것에만 열중하라고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낭만주의 시인 워즈워드를 좋아해 19세기 낭만주의 영문학을 더 공부하고 싶다는 77세의 비구니 승묘스님(본명 김숙향·여)은 자신의 신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53년 동국대 대학원이 개교한 이래 가장 나이가 많은 석사과정 입학생이다.

지난 23일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 중강당에서 열린 2011학년도 가을학기 대학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그는 고령인 탓에 '교수'로 오해받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워낙 고령인데다 자그마한 체구에 승복을 입은 모습이 불교대학 교수가 아닐까 했는데 놀랍게도 석사과정 신입생이었다"고 전했다.

19세기 낭만주의 시인 워즈워드를 좋아해 영문과에 진학했다는 그는 영어에 대한 열정만은 남달랐다.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나 28세에 출가한 그는 두 번의 편입과정을 거쳐 1969년 동국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1970년부터 명성여고에서 교편을 잡았고 1999년 8월 정년퇴임할 때까지 30여년간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승묘스님은 퇴직 이후에도 영어학원을 다니며 영어 공부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19세기 낭만주의 영문학을 더 공부하고 싶어 이번에 영문학 석사과정에 입학했다'며 "건강이 허락하면 박사과정까지 마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직도 영어 공부를 할 때 집중력이 생기고 몰입이 잘 된다고 말한다. 건강은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며 챙기고 취미생활로 수채화를 그린다. 집에는 12살 된 애완견 선묘가 함께 살고 있다.

승묘스님은 이번 가을학기부터 '어린' 동기들과 함께 강의실에서 학구열을 불태울 준비를 하고 있다.

동국대 관계자는 "승묘스님의 이색경력과 배움을 향한 정신은 함께 입학한 학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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