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살상퍼포먼스에 초등생 동원" 비난 확산

신홍관 2010. 2. 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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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뉴시스】신홍관 기자 = 전북 정읍 농민단체가 집회에서 사람 모양의 허수아비를 곡괭이로 내려찍는 살상 퍼포먼스에 초등학생을 동원한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전북 정읍시 농민단체연합회는 지난 3일 오후 연지동 농협중앙회 정읍시지부 앞에서 10여개 단체 농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쌀 대란 해결, 반농민 조합장 퇴진' 등을 주장하는 농민대회를 개최했다.

농민단체는 이 자리에서 정읍·황토현·샘골·칠보·태인 조합장 5명을 상징하는 허수아비를 놓고 곡괭이로 내려찍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일시적으로 동원된 초등학생들의 퍼포먼스 참여 장면이 시민 제공 사진으로 뉴시스에 보도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정읍시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협의회와 학부모 단체는 농민단체를 항의방문하고 "어떠한 시위나 집회는 생계를 위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지만 아이들을 자신들의 행위의 도구로 사용한 자체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조만간 농민단체와 접촉을 갖고 언론에 사과문 게재와 재발방지를 위한 각서를 요구하고 있어 농민단체들이 이를 수용할 지 주목된다.

퍼포먼스 피해 당사자인 정읍지역 농협조합장들도 8일 정읍농협 회의실에서 '농민단체 행동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처형당해 피 흘리는 허수아비를 만들고 이를 곡괭이와 도끼로 내려찍고, 그것도 모자라 철모르는 초등학생을 시켜 같은 모습의 퍼모먼스를 하게 한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런 모습을 지켜본 시민들은 분개하고 있고, 어른들의 지각없는 행동에 아이들이 노출돼 있다는 생각에 장래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조합장들은 "이번 사태는 농민단체가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위를 보여 준 것이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를 한데 대해 책임을 지고 공개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과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농민을 고발한 조합장"이란 농민들 주장에 대해 "선량한 조합원의 뜻과는 다르게 온갖 불법과 폭력을 동원 시위를 하고, 심지어 영업대에까지 벼를 적재해 업무를 방해했다"며 "이런 폭력 행위가 수그러들지 않기 때문에 농민들을 고발하기에이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농협 조합장들과 농민단체는 벼 수매가 인상 수준을 싸고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째 갈등을 빚고 있다.

조합장들은 지난 10년간 시중가보다 높게 벼를 수매해 경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는 이유로 가마(40㎏)당 4만4000원 이상으로 매입할 수 없다고 선언한 반면, 농민들은 부실경영 책임을 농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4만6000원 이상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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