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 코앞 AI 매립지 .. 주먹구구식 살처분 매몰

2008. 5. 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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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김용완 기자]

전북CBS는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 사태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기획 특집을 마련했다. 일곱 번째 순서로 '규정 따로 현실 따로'인 주먹구구식 살처분 매몰조치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가축전염병예방법에는 전염병 발생에 따른 가축 살처분 매몰조치 기준이 명시돼 있지만 살처분 매몰작업 규정은 참고 사항일 뿐 현장에서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AI 차단을 위해 하루에 최대 50만 마리 등 가금류 543만 마리에 대한 살처분 작업이 4월 초부터 한 달 가까이 펼쳐졌고 '신속한 살처분과 매몰이 조류인플루엔자 차단의 최선책'이라는 절대 명제로 강조되다 보니 살처분 현장에서는 관련 규정이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살처분 매몰작업이 속도전 형식으로 다뤄지면서 김제지역에서는 비닐을 깔지 않거나 가스배출관을 설치하지 않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작업을 다시 하는 사례도 2건이나 발생했다.

닭과 오리를 산채로 자루에 넣은 뒤 매몰조치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해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전북환경운동 이정현 정책실장은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살처분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고 그냥 흙으로 닭과 오리를 덮어버린 사안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살처분 매립을 서두르다 보니 2차 환경오염문제도 간과되고 있다.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르면 매몰지는 수원지나 하천 그리고 도로와 주민 집단 거주 지역과 인접하지 않아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김제와 정읍 등 전북지역 살처분 매립지 가운데는 도로와 접한 곳도 있고 초등학교와 불과 100m 내의 거리에 자리한 곳도 있다.

매몰지를 찾지 못한 탓에 심지어 김제 용지에서는 가정집 코앞에 살처분 매몰지가 설치돼 충격을 주고 있다.

김제시 용지만 한 주민은 "AI 살처분 매립지가 창문만 열면 바로 밑인데 혐오스러운 것은 물론 파리와 모기 그리고 바이러스에도 주민들이 얼마든지 노출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처럼 주거 환경은 안중에 없는 살처분 매립이 이뤄지다 보니 환경부도 지하수 등 각종 2차 환경 오염을 우려하고 있다.

환경부는 급기야 무분별한 살처분 매립에 따른 지하수 오염 등을 우려해 AI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사전에 살처분 매몰지 예정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농림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살처분할 때 주변에 지하수가 있다든지 환경오염에 많은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입지선정이 가능하면 이를 활용을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무렇게나 설치된 가스배출관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매몰지로부터 악취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가스 배출관의 끝은 'U'자 형태로 그 끝을 땅으로 향하도록 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다 보니 조류인플루엔자 살처분 작업은 처음부터 매몰조치 마무리까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살처분은 신속히 마무리됐지만 기준을 지키지 않은 살처분 매몰작업이 적지 않아 2차 환경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deadl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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