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지지도 바닥에 "개인기로 승부"
ㆍ김근태·문국현·심상정 인물론에 기대
ㆍ"지역구 돌면서 당이야기는 일절 안해"
4·9 총선 후보 등록이 시작됐는데도 여전히 정당 지지율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야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이 내분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 40~50%대 안팎의 지지율 고공 행진을 하는 동안 야당은 한결같이 찬밥신세다. 이러다보니 야당의 거물급 후보들도 당 간판의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는 접고 인물론을 앞세운 '개별 전투력'으로 승부를 거는 모양새다.
통합민주당은 선거일이 보름밖에 남지 않았지만 지난해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거뒀던 26.2% 지지율에 좀체 미치지 못하고 있다. 25일 문화일보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12.1%에 불과했다. 전날 SBS 조사에서 15.6%였다. 각 지역구 후보들이 "당보다는 인물, 개인 브랜드"에 매달려야 하는 이유다.
옛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김근태 의원(서울 도봉갑)은 "한나라당이 못해 반사이익을 얻고 있지만 민주당 지지율이 낮다 보니 개인 경쟁력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문학진 의원(경기 하남)도 "지역을 돌면서 당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향우회나 지지자 모임 정도에서나 강력한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견제론을 내세우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1~2%대 지지율을 기록중인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대표가 고민하는 대목도 궤가 같다.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서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을 상대로 '일자리 창출, 한반도 대운하 반대'를 기치로 내세우며 앞서가고 있다. 김동규 대변인은 "지역구를 돌며 '안녕하세요, 문국현입니다'라고 인사할 뿐 창조한국당 대표임을 내세우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지역구 사정이야 좋아졌지만, 대표로서 당 지지율을 제고하는 것이 큰 숙제"라며 "지금까지 대운하 반대라는 네거티브(부정적) 선거에 치중했지만 앞으로는 무엇을 하겠다는 포지티브(긍정적) 선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지지도가 1~2%대인지라, 스타급 정치인 '심상정·노회찬'이라는 인물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당선이 1차 목표지만 '노·심'의 선전을 통해 정당 득표를 올리는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서울 노원병에서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와 대결하는 노회찬 전 의원은 "서민·중산층을 대변할 1등 국회의원 대 강남 부자를 대변할 후보 대결"로 규정했다. 경기 고양 덕양 갑에서 한나라당 손범규 후보에게 밀리는 심상정 전 의원 측도 높은 인물 호감도·인지도를 실제 지지율로 이끌어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 최우규·김종목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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