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교민들 "반한감정 후폭풍 오나" 촉각
(선양=연합뉴스) 조계창 특파원 = 지난 27일 서울에서 발생한 성화봉송 지지 중국 유학생들의 폭력사태로 한국에서 반중 정서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은 29일 이번 사태의 여파가 거꾸로 중국인들의 반한정서라는 후폭풍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언론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유학생의 폭력행사에 한국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중국의 인터넷을 타고 퍼지고 있는 만큼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중국인들의 반한감정이 노골화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다.
재중국 선양(瀋陽)한국인회의 한 간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족의식이 강한 중국인들 사이에서 혐한 또는 반한 정서가 분출되면 우리 교민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가 폭력을 행사한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까지 밝힌 만큼 이번 사태는 양국 간 정치적, 외교적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고 그 후유증도 상당히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창춘(長春)한국인회에서 일하는 한 간부도 "얼마 전 광저우(廣州)에서 한 중국인 여자 연예인이 사망했을 때도 중국의 네티즌들이 일방적으로 한국인을 범인으로 지목해 비난했던 사건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이번 사건이 중국인들의 반한감정에 기름을 붓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단둥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이모(46)씨는 "오늘 아침 회사에 출근했을 때 중국인 직원들의 태도가 어제와 달리 쌀쌀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들은 구체적으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중국 동북 3성에서 가장 많은 한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다롄(大連)의 교민 이모(45)씨는 "솔직히 이번 사태의 불똥이 재중 한국인 사회로 튀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태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면서 당분간 외출도 자제할 생각"이라고 토로했다.
단둥한국인회의 한 관계자는 "올해로 수교 16년째를 맞은 한중관계가 그간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발전해왔던 만큼 이번 사태도 좀 진통은 겪더라도 잘 극복될 것이라고 낙관한다"면서도 "하지만 현재로서는 모든 게 불확실한 만큼 마음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북3성 지역의 한 영사협력원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중국 유학생들의 행동과 이를 방치한 우리 경찰의 안일한 대처에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하지만 이럴 수록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이라면 중국인에 대한 말과 행동을 신중하게 가려서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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