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중화주의..나치 난동 연상" 시민 분노

2008. 4. 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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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성화폭력' 네티즌 규탄 운동

ㆍ시위자 모집·지원 '中대사관 개입설'

베이징 올림픽 성화의 서울 봉송 행사가 중국인들의 '해방구'로 전락한 데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인들의 '훌리건'식 집단 폭행과 난동에 대해 '빗나간 중화주의' 행태로 보는 분석도 있다. 경찰은 성화 보호에만 치중한 채 정작 국민의 안전을 도외시하고 균형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8일 국내에선 전날 중국 유학생의 폭력을 규탄하고 중국 대사관의 해명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종일 이어졌다. 인터넷에선 규탄 서명운동이 시작돼 하루만에 3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올림픽공원에서 중국인들에게 폭행당한 시민 박철훈씨는 "깃대로 후려치는 폭력을 한 중국인 4명을 긴급 수배한다. 도움 주신 분께 100만원을 사례한다"는 글을 인터넷에 띄우고 X레이 사진과 폭행 상황 사진을 내걸었다.

폭력사태의 배후로 '중국 대사관 개입설'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티베트평화연대는 "주한 중국 대사관에서 50명 단위로 중국 유학생 90개조를 동원해 성화 봉송 집회에 투입했다"며 "대사관이 티셔츠·깃발은 물론 차량과 식사까지 대접해 유학생들의 폭행을 조장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29일 중국 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할 계획이다. 주한 중국 대사관은 국내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문자메시지·전화·공문 등을 통해 성화 봉송 행사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화 환영 티셔츠를 입은 수천여명은 아예 중국에서 직접 방한하기도 했다.

중국인들의 과열된 민족주의·패권주의적 행동도 쟁점이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집회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시민을 쫓아가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나치 당원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중국의 과잉된 애국주의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 시위는 가난한 자의 몸부림도 아니고 소수자의 항변도 아닌, 다수가 소수에게 린치를 가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경희대 강효백 교수는 "중국의 식자층은 수십개 소수 민족이 공조하는 자신들을 한국이란 나라가 비판하는 것을 경멸한다"며 "'티베트'가 아닌 '시짱(西藏)'만 인정하는 그들은 티베트라는 말만 들어도 감정적으로 반응하는데 어제 사례가 그 경우"라고 분석했다. 티베트평화연대 정웅기 대변인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행된 중국인들의 폭력 난동에는 배타적 중화민족주의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사전에 성화 봉송 대책회의와 모의훈련을 했지만 정작 중국인들의 난동이란 돌출 상황엔 허를 찔리고 말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내 체류 중국인들이 서울에서 성화 환영 모임을 열 것이란 첩보는 입수했지만 인원은 파악하지 못했다"며 "신고돼 있는 반중·반성화 집회에 신경쓰느라 중국인 난동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중국 유학생 등의 폭력행사에 대한 채증 자료를 분석, 가담자를 엄정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국내 시위 때와 형평성을 잃은 대처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등록금 네트워크 안진걸 상황실장은 "지난 3월 우리 대학생 7000명이 참가한 평화적인 등록금 시위에는 경찰이 체포조를 포함해 1만4000명이 나서 집회의 자유를 철저히 제한했다"며 "어제는 9300여명의 경찰이 중국인 6000여명의 집단폭력사태를 보장했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 장관순·강병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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