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얼룩진'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입력 2008. 4. 27. 21:43 수정 2008. 4. 2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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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사회부 이오현/김세훈 기자]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행사가 중국의 인권문제를 지적하는 시위대와 올림픽 개최를 지지하는 중국인 유학생간의 충돌, 탈북북한 주민들의 강제송환을 비판하는 탈북자들의 성화탈취시도와 분신시도 등 여러가지 사건사고로 얼룩졌다.

"2008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가 시작된 직후인 27일 오후 2시 30분쯤부터 행사장인 서울 올림픽공원 도로변에서는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 유학생 등 중국인 만여명과 중국의 인권문제를 지적하면서 성화 봉송을 반대하는 우리나라 시민단체 회원들이 몰리면서 결국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100여 명의 시민단체 회원들은 "중국은 티벳 사태를 무력 진압하고 탈북자를 강제 북송 하는 등 반 인권적 만행을 저지르고도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은 올림픽을 개최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 뒤 성화 봉송 행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미리 준비한 피켓과 함께 인권이 없는곳에서 올림픽은 안된다는 뜻의 'No Human Rights, No Olympic'를 외치며 중국 정부를 정면으로 비난했다. 북한 인권 운동가 로버트 폴러첸 박사도 이날 집회에 함께 참가해 '중국인들은 사랑하지만 반 인권적 행위를 일삼는 중국 정부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봉송 행사를 보기 위해 몰려든 중국 유학생들은 대형 '오성홍기(중국국기)'를 좌우로 크게 흔들며 시위대를 향해 '중국 만세' '중국 파이팅'을 크게 외쳤다. 이들간 목소리는 경쟁적으로 커졌고, 결국 충돌로 이어졌다.

특히 중국 유학생들은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출동한 경찰의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저지선을 뚫고 시위대쪽으로 한꺼번에 몰려갔다. 이들은 돌멩이와 물병, 음식물 등을 시위대를 향해 던지며 시위대를 밀어냈다. 시위대를 향해서는 한국말로 '꺼져라'라고 외치는 등 갖은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취재활동을 벌이던 모 언론사 사진기자가 중국 유학생들이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물체에 맞아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또 최용호 자유청년연맹 대표가 중국인 시위대쪽에서 날아온 스패너에 가슴을 맞기도 하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을 규탄하며 성화 봉송 행사를 저지하려는 탈북자들의 시도도 잇따랐다.

성화가 강남구 신천역 부근을 지날 무렵인 이날 오후 2시 55분쯤에는 한 남성이 갑자기 성화봉송 대열로 뛰어들었다. 탈북자 출신 장 모(33)씨로 확인된 이 남성은 탈북자 강제 북송을 일삼는 중국 정부에 항의 표시로 성화를 탈취하려고 시도했다.

물론 장씨의 이런 기도는 봉송대열을 호위하던 경찰에 막혀 무산됐고 경찰은 28일 장씨를 특수공무집행 방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 3시 40분쯤에는 대열이 역삼역앞 모 보험사 빌딩 앞에 이르렀을때 성화 봉송을 저지하기 위한 탈북자들의 분신 시도도 있었다. 탈북자 출신인 손모(43)씨 등 2명은 성화 봉송 행렬 앞으로 가로막으며 자신의 몸과 도로변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이려다 경찰에 저지당했다.

손씨는 경찰에서 "지난 2006년 친형이 탈북했다가 중국 공안에 붙잡혀 강제 북송된 뒤 공개 처형당했다"며 "난민을 강제로 북송하는 중국은 올림픽을 치를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 분신을 계획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손씨 등에 대해서도 역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도로교통법 위반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또 중국의 인권문제를 항의하는 뜻으로 '티베트 자유'라는 글씨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미국과 캐나다인들이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중국인 시위대로부터 봉변을 당하는 등 평화의 축제로 불리는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의 의미가 각종 불미스런 일들로 얼룩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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