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저격수' 크루그먼 노벨상 받는다

이상배 기자 2008. 10. 1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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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상배기자][전통 무역이론에 게임이론 접목, 전략적 무역론 개척 공로]독설로 가득찬 뉴욕타임스(NYT) 고정칼럼을 통해 우리에게 '부시 저격수', '신자유주의 비판가'로 익숙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55)가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비교우위론'으로 요약되는 기존 국제무역 이론에 미시경제학 분야의 '게임이론'을 접목시켜 '전략적 무역이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이 수상의 배경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르도 이후 전통 경제학은 국제무역을 '비교우위' 개념을 중심으로 설명해왔다.

예컨대 농업과 전자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 A라는 나라가 있다고 가정하자. 전통 경제학에 따르면 이 나라는 한정된 자원을 고려해 비교적 경쟁력이 더 높은 전자산업의 수출에 역량을 집중한다. 그러면 농업 분야에서 '절대우위'는 없지만 '비교우위'가 있는 다른 나라들은 농업분야의 수출에 집중할 수 있다. 전통 경제학은 국제무역이 이런 식의 분업구조로 돌아간다고 믿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는 근대화 초기에 경공업 분야에서 수출을 통해 자본을 벌어들였고, 이 자본을 토대로 중공업을 육성했다. 그 이후에는 자동차, 반도체 등 새로운 주력산업을 육성해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런 현상을 국가 사이의 역동적인 '전략 게임'으로 설명했다.

그는 동시에 그 전략들의 오류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1990년대 동아시아 경제위기를 선제적으로 예측한 것이 그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1994년경 포린어페어즈에 동아시아 경제가 앞으로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그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제학과 교수로 있던 시절이었다. 당시까지 이어지던 동아시아의 초고속 성장은 높은 생산성에 바탕한 것이 아닌 노동의 집중적 투입에 따른 것이라는 게 크루그먼 교수의 주장이었다.

이 같은 주장은 많은 반론을 불러왔다. 당시만 해도 동아시아의 성장에 회의를 갖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3년 뒤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 그가 창안해낸 전략적 무역이론에 기반한 분석의 결과였다.

그는 이 같은 이론을 토대로 신자유주의적 자유무역 질서 속에서 특정 국가와 특정 도시는 갈수록 부유해지고, '주변부'의 국가와 지역들은 날로 빈곤해지는 현실의 원인에 천착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학문적 성과 못지 않게 '독설'로도 유명하다. 부시 행정부와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2003년 당시 크루그먼 교수는 부시 행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해 "재앙적 수준"이라고 비판하고, 그린스펀에 대해서는 "부시의 추종자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도 그는 끝없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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