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현장을 가다]탄자니아 오시마 "고온에 죽어가는 개구리 신세"
개구리 한 마리를 끓고 있는 물에 넣는다. 냄비에 넣자마자 화들짝 놀라 곧바로 뛰쳐나온다. 이제 찬 물을 담은 냄비에 넣고 조금씩 열을 가하기 시작한다. 개구리는 뜨거워지는 온도를 느끼지 못하다 서서히 죽어간다.
탄자니아 기상청의 환경팀장이자 수석연구원인 사라 오시마 박사(42·사진)는 인류가 지구 온난화에 비상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이 같은 개구리 신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 다르에스살람에 있는 기상청 내 그의 사무실은 온통 '기후변화 경고물'로 가득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떼죽음한 킬리만자로 야생동물들의 처참한 모습과 킬리만자로 만년설의 과거·현재 대비 사진 등을 담은 달력과 화보가 벽면 여기저기에 붙어 있다.
그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얇아진 만년설이 바람과 기온상승에 더욱 취약해져 더 큰 폭으로 녹아내렸다. 이로 인해 더 많은 태양빛이 정상을 비춰 그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킬리만자로 주변 지역의 온도도 올라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결같이 빈국들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로 인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오시마 박사는 "기후 변화는 잘 사는 나라, 못 사는 나라 구분 없이 세계인 모두의 문제"라면서 "그러나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에게 그로 인한 피해와 고통은 더 절박하게 와닿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르에스살람|김정환 블로거기자 http://blog.daum.net/grandbl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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