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LG 물류자회사들, 운송료 협상에 가장 비협조"

2008. 6. 17. 09: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대통령·여당 재촉도 묵살…산하 운송업체는 눈치보기

계열사 물량 중개로 이익…한나라 "독과점 따지겠다"

"현대차, 삼성, 엘지 등 3대 화주들의 물류 자회사들이 운송료 협상에서 가장 비협조적입니다."

화물연대의 박상현 법규부장은 16일 "평택항의 경우 전반적으로 운송료 협상이 진척을 보이고 있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글로비스의 물량을 소화하는 5개 운송업체와 벌이는 협상이 가장 갑갑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토부도 이날 "평택항에서 운송업체 4곳과 화물연대 간 상당한 합의를 이뤄냈다"고 밝혔지만, 이가운데 글로비스와 거래하는 운송업체는 없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물론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대기업 화주와 물류업체들 쪽에 화물연대 파업의 원활한 해결을 위해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지만 별 진척이 없는 실정이다. 운송료 협상의 원만한 타결을 위해서는 칼자루를 쥐고 있는 화주들과, 이들의 물류 자회사가 결단을 내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되레 대기업 화주들의 물류 자회사들이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분위기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특히 현대차, 삼성전자, 엘지전자의 물류 자회사인 글로비스, 삼성전자로지텍(로지텍), 하이로지스틱스(하이로)가 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성호 화물연대 광주 지부장은 "대한통운의 경우 지난 토요일에 수출 컨테이너의 경우 30%, 내수 물량의 경우 23~24% 정도 운송료를 올리고 유가연동제를 적용키로 합의했으나 로지텍이나 글로비스는 꿈쩍도 않고, 산하 운송업체는 제대로 말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오식 대구·경북지부장은 "대형 물류업체들로부터 용역발주를 받는 운송업체들은 우리를 지지한다. 그래서 우리가 보자고 하면 거의 다 나온다 .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운송료 인상 결정권이 없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구미의 경우 엘지 계열의 주선회사 하이로와 거래하는 운송사 12곳은 당연히 운송료 결정권이 없고, 심지어 하이로와 거래하지 않는 운송사들도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휘두를 수밖에 없는 하이로에 찍힐까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삼성, 현대차, 엘지그룹의 물류 자회사들은 자체 운송 차량이 거의 없음에도 계열사 물량을 서류만으로 거의 100% 인수받아 자신들과 거래하는 운송업체에 화물을 위탁하면서 주선료를 챙긴다. 비교적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최근에는 많은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이런 물류 자회사를 차리고 있다.

화물연대 쪽은 "다단계 물류 시스템에 의해 화물 차주들은 최악의 생계위협을 받고 있는데 화주의 계열 물류회사들은 사상 최대 이익을 누리고 있다"며 "대기업 물류 자회사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기업 물류 자회사 가운데 한 곳은 몇 년 전 계열사들의 물량 몰아주기를 통한 부당 내부거래와 비자금 조성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과를 받고 대표가 처벌은 받은 바도 있다.

송창석 조혜정 기자 number3@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뢰도 1위' 믿을 수 있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