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손실에 돈줄 막혀..中企 '벼랑끝'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미국발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의 여파로 중소기업들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의 손실이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중소기업들의 돈 줄이 마르고 있으며 경영난으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는 회사도 급증하고 있다.
◇ 中企 키코 손실 8천억원 추정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들의 키코 상품에 가입한 기업들이 입은 평가손실액은 중소기업 8천억 원을 포함해 1조700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월 말 현재 평가손실액은 480개 중소기업 7천218억 원, 39개 대기업 2천460억 원 등 9천678억 원이었으나 당시 1,046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이달 16일 1,160원으로 10.9% 급등하면서 그만큼 손실이 커졌다.
기업들이 키코에 가입할 때 원.달러 환율의 변동 범위를 주로 900원대 초중반으로 설정했으나 환율이 1,000 원을 넘어서면서 환차손이 크게 발생하고 있다.
코스닥기업 태산엘시디는 16일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는데 키코로 인해 806억 원의 손실을 입은 것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들은 은행들이 키코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으면서 상품 가입을 유도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오토바이 수출업체인 S&T모터스는 지난달 제일은행을 상대로 손배배상 청구 소송를 냈으며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환 헤지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달 중에 집단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들의 키코 상품 판매에 대한 조사를 벌여 일부 부실 판매 혐의를 적발했으며 은행 측의 소명을 듣고 제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 은행 돈줄 죄기..도산위기 中企 급증
은행들이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자 대출 억제에 나서고 있어 중소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국민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 심사를 강화했으며 건설.부동산업 등 경기 민감 업종, 플라스틱제품 제조업 등 유가 급등 관련 업종을 관리 대상으로 선정해 영업점의 대출 전결권을 제한하고 있다. 관리 업종에 대한 대출 기한 연장은 1년에서 6개월로 줄였다.
신한은행은 중소기업에 신용등급별로 적정 마진을 확보하는 선에서 대출해 주고 있다. 신한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지난 7월 6천317억 원에서 8월 792억 원으로 줄었다.
우리은행은 이달 1일부터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영업점장 전결 금리를 0.2%포인트 낮추는 방식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만기 1년짜리 운전자금 대출의 고정 금리가 지난 1월 말보다 1.1%포인트, 6월 말보다 0.5%포인트 뛰었다.
이처럼 은행 문턱이 높아지고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2분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중소기업은 245개로 전 분기에 비해 94.4%나 늘어났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키코 손실 등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며 "자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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