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 차지가 되어버린 남자 옷

2009. 9. 2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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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말한다. 여자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8층짜리 백화점에 5개 층은 여성복 매장이 차지하고, 카페의 디저트 메뉴도 모두 여자 취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일에 대한 여자들의 욕심은 수직 상승 곡선. 급기야 남자 옷 매장도 습격할 태세다. 요즘 보이 프렌즈 룩에 빠진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

▶수다에 참석한 패널박윤경 | 대행사 '제이콥' 홍보 팀장. 송자인, 송혜명, 이문희, 서상영 등 감각적인 디자이너 브랜드의 홍보를 맡고 있다. 본문에 'P'로 표기.

박현나 | 심플하고 시크한 스타일링 감각이 돋보이는 그녀는 현재 잡지와 광고 스타일리스트로 활동 중. 본문에 'H'로 표기.

지일근 | 요즘 눈에 띄는 독립 디자이너. 얼마 전까지 '서상영'의 디자인 팀장으로 일했으며, 요즘은 남자 옷 브랜드 'instantology'를 전개하고 있다. 본문에 'J'로 표기.

▷에디터 : 패션 잡지에 보이 프렌즈 룩이 도배를 한다. 진정 대세인가, 대세로 이끌려는 것인가?

J 핫이슈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얘기를 하기 전 먼저 개념부터 정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매니시 룩'과 '보이 프렌즈 룩'을 많이 혼용한다. '매니시 룩'은 디자인 자체에 남성적인 요소를 넣은 여자 옷으로 스타일링한 것을 말하고, '보이 프렌즈 룩'은 정말 남자의 옷장 속에 있는 아이템을 꺼내서 그것을 가지고 스타일링한 것을 말하므로, 두 가지는 차원이 전혀 다르다.

P 요즘은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자가 많아지면서 남자 옷 시장의 볼륨이 커졌다. 그래서 예전보다 다양한 아이템이 많이 만들어지는 듯하다. 실제로 백화점 남자 의류 매장에 가보면 예쁜 소품과 의상이 많다. 요즘 여자들이 왜 남자 옷과 소품을 탐내는지 알겠더라.

H 난 어릴 때부터 키가 커서 남동생의 옷장을 뒤져 그 옷을 입고 다녔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남자 옷으로 스타일링하는 것에 익숙하다. 특히 하이힐은 못 신고, 그렇다고 플랫한 구두는 어울리지 않아서 오가닉 소재의 컨버스 슈즈만 고집하는데 보이 프렌즈 룩은 스니커즈와 잘 어울린다.

▷에디터 : 보이 프렌즈 룩을 입고 외출했을 때 주변 반응은 괜찮았나? 남자들이 싫어하지 않나?

H 별로 좋지는 않았다. 압구정이나 강남 부근만 해도 보이 프렌즈 룩을 입고 나가면 시크하다고 한다. 한번은 인천 지역에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더블 버튼 재킷에 남자 팬츠를 매치해 입고 나갔다. 다들 깜짝 놀라고 길에서 시선이 집중되는데, 그곳 정서와는 불협화음이더라.

J 사실 보이 프렌즈 룩은 남자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레이스, 리본 등 사랑스러운 포인트가 있는 의상에 점수를 더 준다. 하지만 요즘 여자들은 남자들의 생각 따위는 별로 고려하지 않는 듯하다. 남자들은 '이걸 입으면 여자들의 시선이 꽂힐까'를 생각하면서 옷을 입는데.

에디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 프렌즈 룩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P 수묵화 같은 멋스러움. 꾸미지 않은 듯 무심하면서도 도회적인 시크함과 당당함.J 매번 비슷한 분위기의 여자 아이템에 식상함을 느낀 사람들에게 담백함을 선사하는 스타일.

H 스타일링하기가 의외로 쉽다. 피부가 노란 동양인은 디테일이 화려한 옷을 입으면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데, 미니멀한 남자 의상을 하나 걸치면 금세 시크해진다.

▷에디터 : 요즘 보이 프렌즈 룩을 가장 잘 연출한 셀렙을 꼽는다면?P 김신영. 줄무늬 티셔츠에 남자 베스트를 입고 벨트와 남자 양말로 포인트를 준 스타일이 멋지다.

J 그녀의 스타일은 보이 프렌즈 룩이 아니라 보이 룩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굿.▷에디터 : 보이 프렌즈 룩을 연출하는 데 특별한 스타일링 기술이나 키 아이템이 따로 있나?

H 남자 재킷을 이용한 스타일링 추천. 남자 옷 중에 가장 예쁜 것은 재킷이다. 남자들은 핏을 중요하게 여겨서 1cm의 오차도 없이 몸에 착 붙는 디자인의 재킷이 많이 만들어진다. 스키니한 라인의 여자 옷에 박시한 남자 재킷을 하나 걸치면 트렌디.

J 랄프로렌의 클래식한 남자 꽈배기 니트를 박시하게 입어도 예쁠 것 같다. 스키니 데님 팬츠와 매치하고 니삭스를 느슨하게 내려 신으면 요즘 말하는 '에지' 스타일.

출처: 우먼센스기획 | 이태경 기자사진 | 문소림장소협조 | LAVAZZA BLUE(02-3448-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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