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장 "대운하 따른 문화재 훼손 최소화에 노력"

입력 2008. 3. 19. 17:10 수정 2008. 3. 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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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대통령의 공약 사항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온 게 없지만 국책사업으로 확정되면 문화재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이 19일 서울 세종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운하 건설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 청장은 취임 직전 자신이 회장을 맡았던 한국고고학회 명의로 대운하 공기 단축을 위해 문화재 지표조사를 완화하려는 인수위 계획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었다. 한달도 안돼 창과 방패의 역할이 바뀐 것이다.

"저는 고고학회에서나 동료 연구자들에게도 대운하 건설 사업 자체를 반대한 적이 없습니다.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만큼 추진 여부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의지에 달린 문제입니다. 최종안이 정해지면 학계에 정식으로 도움을 요청해 국책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이 청장은 국사학계의 태두인 이병도 선생의 손자로 평생을 고고학 한우물만 판 인물. 1973년 국립중앙박물관에 들어가 청동기시대 전문가로서 33년간 전국의 발굴 현장을 누볐다. 2003년 3월에는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취임, 용산 이전 사업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박물관장 퇴임 후에는 용인대 문화재보존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겼으며 올해 1월 한국고고학회장에 선출됐다.

"취임한 지 열흘쯤 됐습니다만 안에 들어와보니 밖에서 보는 것과 많이 다르더군요. 일단 다루는 분야가 엄청나게 넓어요. 육·해·공을 모두 포괄할 정도로 업무가 많고 복잡합니다."

문화재 보호 대책과 관련, 이 청장은 지방청 신설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조직으로는 지방문화재들을 제대로 관리, 감독할 수 없습니다. 청 단위 정부기관 중 문화재청만 유일하게 지방 조직이 없어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취지에는 공감합니다만 문화재청의 확장 문제는 검토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숭례문 화재 이후 문화재청은 전국 144개 중요목재문화재에 상주 감시 인력을 배치했다. 퇴직 소방공무원을 임용해 소방방재청과 유기적 관계도 구축하고 있다. 또 국민이 문화유산을 다양하게 향유할 수 있도록 오는 5월부터 박물관과 전시관을 무료화한다.

이 청장은 특히 문화재 보존 제도 및 정책을 합리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문화재 발굴 과정에서 시행사나 건축주와 불필요한 마찰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 이른바 '비즈니스 프렌들리'다.

"문화재 조사는 정확히 하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 중입니다. 4개월 이상 걸리던 인허가 절차도 1개월 이내로 줄이겠습니다. 특히 민생 관련 사업, 즉 상하수도나 서민주택 건설 현장의 문화재 조사는 최대한 유연하게 대처할 계획입니다."

청장 취임 후 대전 관사에서 생활하는 이 청장은 "더 일찍 출근하고 싶지만 직원들이 힘들까 봐 오전 8시에 청사에 나온다"며 미소지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호 기자 alethei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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