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소 한 해 40만마리 광우병 유사 증세 보여"
미국에서 한 해 40만마리가 넘는 소들이 광우병(BSE)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의 광우병 예찰 (검역)프로그램만으로는 광우병 안전을 보증하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이 매년 도축 소의 1%에 대해 검역을 실시하고 있고, 1993년 이후 광우병 감염 사례가 불과 3건밖에 안돼 미국 소는 과학적 기준으로 볼 때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홍보해온 미국과 정부의 논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 광우병이 발병할 경우 인간 광우병으로 불리는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코브병(vCJD)이 발생할 가능성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6일 경향신문이 단독입수한 서울대의 정책용역보고서 '쇠고기 특정위험부위 관리 및 도축검사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미국은 광우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고위험 우군(牛群)'에 포함되는 소를 연간 44만6000마리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가 작성해 농림수산식품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위험 우군에는 △중추신경 이상 증상으로 도축이 금지된 소 △다 죽어가거나 죽은 소 △다치거나 수척한 소 △원인 불명의 증상으로 농장에서 죽은 소 △걷지 못하거나 안락사된 소 △운동실조증이나 심각한 우울증으로 죽은 소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원인 불명 또는 광우병 관련 의심 증상으로 농장에서 죽은 소가 25만1500마리, 미국 농림부 식품안전검사국(FSIS)의 도축금지 범주에 속하는 소가 19만4200마리, 뇌(CNS) 이상을 보이는 소가 129마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미국은 물론 우리 정부도 미국에서 연간 광우병 고위험소가 40만마리가 넘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지난 5일 한국 특파원들을 상대로 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미국 농무부는 광우병 고위험 소의 마릿수는 밝히지 않은 채 2004년 6월부터 2년간 전체 도축 소의 1%(연간 35만마리)에 대해 광우병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만 강조했다.
보고서는 "2004년부터 미국은 30개월 이상 광우병 고위험 소를 대상으로 예찰을 강화했지만 (미국도) 예찰 프로그램이 그 자체로 (광우병 감염 여부를) 보증할 수 없고, 진단의 한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스스로도 내부적으로 예찰결과만을 갖고 광우병 위험이 없다고 100%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또 "한국의 경우 소의 뿔과 발톱을 빼고, 전부 식용으로 이용하고 있어 국내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인간 광우병'이라 불리는 vCJD가 발생할 가능성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강진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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