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前대통령 귀향> '시민 노무현' 뜨거운 환영 열기

2008. 2. 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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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이 돌아온 25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는 1만명이 넘는 환영 인파가 노 전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했다.

이날 오후 3시40분께 노 전 대통령 내외가 탄 승용차가 밀양역을 거쳐 봉하마을에 도착하자 1만여명의 환영 인파가 특설무대에서 봉하마을 입구까지 200여m 이상을 줄지어 늘어서 태극기와 노란 풍선을 흔들며 "노무현", "환영합니다"를 연호하면서 노 전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또 노 전 대통령이 도착하는 순간 봉화산 봉수대에서는 오색연기가 피어 오르고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에서 방문객들에게 나눠준 2천8개의 노란 풍선이 하늘로 날아 오르며 환영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같은 환영 속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김태호 경남도지사와 김종간 김해시장, 김도식 경남지방경찰청장, 최철국 통합민주당 국회의원, 권정호 경남도교육감 등 지역 기관단체장과 친형인 건평 씨와 반갑게 악수하며 귀향을 실감했다.

이어 노사모와 지역주민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 든 환영인파에 인사하며 특설무대에 오른 노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귀향 환영행사추진위원회'에서 마련한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환영행사는 김태호 도지사와 김종간 김해시장, 선진규 환영추진위 위원장, 최철국 국회의원의 환영사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영상 축하메시지가 이어졌으며 진영어린이 무용단과 전북도립 국악단의 공연이 뒤따랐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환영열기가 생각보다 뜨거운 데 놀란 듯 행사 내내 감격한 모습이었으며 특히 어린이 무용단과 전북도립국악단의 공연이 끝났을 때는 자신이 직접 이들 공연단을 불러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환영사와 공연이 끝나고 연단에 오른 노 전 대통령은 오후 5시23분까지 무려 47분간 자신을 환영하기 위해 모인 군중을 향해 수차례 감사의 말을 전했다.

어릴 적 고향에 대한 추억을 언급하며 말문을 연 노 전 대통령은 밀양역에서 봉하마을로 오는 길까지 노란 풍선을 달아준 노사모와 자신을 위해 환영사를 해준 기관단체장, 공연단 등에게 일일이 감사의 말을 전한 뒤 고향에 돌아온 편안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5년간 대통령직을 좀 잘했으면 어떻고 못했으면 어떻냐"며 "그냥 열심히 했으니 예쁘게 봐 달라"고 말하고 연설 말미에는 "정말 마음놓고 한마디 하고자 한다"며 "야~ 기분좋다"고 말해 청중을 웃겼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환영추진위가 모든 액운을 쫓고 무사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설치한 달집으로 이동해 '사람사는 세상, 더불어 행복한 대한민국'을 기원한 소원문에 불을 붙인 뒤 사저로 옮겨 불붙인 짚단을 넘어면서 입택고유문을 낭독하는 등 환영추진위가 마련한 조촐한 입택행사를 가지고 사저에서 '시민 노무현'으로서의 첫 밤을 맞았다.

앞서 환영추진위는 8천여명의 방문객이 봉하마을을 메운 가운데 오후 1시께부터 노 전 대통령의 사저 주변에서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화'무용단의 재즈발레, 김해시립가야금단의 퓨전국악을 공연했으며 김해문인협회의 환영시 낭독 등으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환영열기를 고조시켰다.

또 오후 2시40분께 밀양역에서는 3천여명의 시민과 노사모 회원들이 운집해 노 전 대통령 내외 사진과 '노무현 대통령 내외분의 귀향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란 글귀가 적힌 대형 걸개그림을 내걸어 KTX열차 편으로 도착한 노 전 대통령을 맞았다.

밀양역 환영행사에서 노 전 대통령 내외는 밀성제일고등학교 음악과 학생들의 교향곡 '신세계' 연주 속에 정승현(13.밀주초등 3)군과 이혜지(12.여.밀양초등 5)양으로부터 환영꽃다발을 받고 엄용수 밀양시장의 안내로 밀양역 광장에 등장해 뜨거운 박수와 환영을 받았다.

이날 봉하마을에는 이른 아침부터 마을 주차장에 설치된 특설무대에 노 전 대통령이 입장할 때 밟게 되는 폭 1.5m, 길이 50여m의 붉은 카펫이 깔렸고 지역 사회단체들이 보낸 화환 50여개도 진열되는 등 노 전 대통령을 맞기 위한 환영준비로 분주했다.

특히 오전 8시께부터 진영읍 새마을부녀회 등 지역 여성단체 회원들이 준비하기 시작한 1만명분의 국밥은 오전 11시께부터 방문객에게 제공되기 시작했으며 오후 2시가 넘도록 국밥을 맛보기 위한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또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은 전날 밤부터 노 전 대통령의 생가 입구 도로에 높이 180㎝, 폭 50㎝ 상당의 소형 현수막 23개를 설치했다.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주제로 설치된 이 현수막은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3년 2월25일 제16대 대통령으로 취임할 때부터 지난해 10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때의 사진 등을 담아 노 전 대통령의 치적을 소개했다.

이밖에 봉하마을에는 노 전 대통령의 모교인 부산상고(현 개성고) 제53회 동기생이 붙인 '친구야 수고많았제, 우리는 니가 자랑스럽다'를 비롯해 노사모의 '털어도 먼지 안났다. 역사상 가장 깨끗한 대통령' 등의 현수막 수백개와 수만개의 노란 풍선이 펄럭여 환영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편 전날 밤부터 외부차량의 교통이 통제된 봉하마을에는 마을에서 떨어진 진영공설운동장 등 외부주차장에 주차한 뒤 셔틀버스를 타고 행사장에 입장해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의 환영행사를 보려는 1만여명의 주민과 관광객이 물밀듯이 몰려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귀향하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다.

b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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